
겨울 산책 / 안희선
거닌다
맑게 개인 겨울 아침에
방향없이 산란(散亂)하는 햇빛이
밤 사이 침침한 마음 바닥에 쌓여,
힘겹게 깨어난 정신은
서서히 몸을 녹인다
바람 한 점 없는 추위가
새파란 갈기세운 하늘에 퍼진다
멀리 날개 펴고 나는 새가
허공에 남기는 고요한 정적
언제나처럼 가파른 세상의 끝에서
또 다시 사랑을 찾고,
그렇게 차가운 목숨 견디는 겨울을 거닌다
맨몸을 지나서, 쓸쓸하게 벗은 영혼을 지나서
출처 : 통일한국 원로원
글쓴이 : BlueMarble 원글보기
메모 :
'문학, 생활, 음악' 카테고리의 다른 글
핸드폰 카메라가 촛점이 흐려졌을때... (0) | 2020.03.28 |
---|---|
인도의 지옥철 (0) | 2020.01.14 |
길 가는 자의 노래 (0) | 2018.11.15 |
채찍뱀과 이구아나(동영상) (0) | 2018.10.15 |
Bossa Baroque (0) | 2018.04.28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