집을 떠나 길 위에 서면,
이름없는 풀들은 바람에 지고
사랑을 원하는 자와
사랑을 잃을까 염려하는 자를
나는 보았네.
잠들면서까지 살아갈 것을 걱정하는 자와
죽으면서도 어떤 것을 붙잡고 있는 자를
나는 보았네.
길은 또 다른 길로 이어지고
집을 떠나 그 길 위에 서면,
바람이 또 내게 가르쳐 주었네.
인간으로 태어난 슬픔을
다시는 태어나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자와
이제 막 태어나는 자.
삶의 의미를 묻는 자와
모든 의미를 놓아 버린 자를
나는 보았네
-류시화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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